인구 77만 부천시, 환경교육 사각지대 해소와 자원순환 실천문화 확산 시급
부천시가 직면한 환경 문제는 단순히 쓰레기 배출량의 문제를 넘어선다. 인구 77만명의 부천시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의 18%를 넘어서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고, 외국인 주민도 약 6만명에 육박하는 전형적인 다문화·초고령화 도시다. 이러한 인구 구조는 환경교육의 사각지대를 만들고, 자원순환 실천율을 낮추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다문화가정이 밀집한 원미구는 언어와 문화적 장벽으로 환경교육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전체 인구의 18%를 차지하는 고령층 역시 디지털 정보 격차와 신체적 제약으로 최신 분리배출 방법이나 환경정책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환경보호가 모든 세대의 과제임에도, 정작 가장 취약한 계층은 소외되고 있는 것이 부천시의 현실이다.
세대통합 환경교육이 해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도시 부천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대별, 계층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환경교육이 절실하다. 환경교육은 더 이상 교양 수준의 선택이 아니라, 다문화가정의 생활 안정과 고령층의 사회 참여를 돕는 필수 복지이자 미래세대의 생존을 위한 필수 역량이다.
다문화가정에게는 언어와 문화 장벽을 넘는 소통형 교육이 필요하다. 모국어로 번역된 분리배출 안내서와 생활밀착형 자원순환 교육을 통해, 환경보호가 낯선 제도가 아닌 가정의 경제와 건강을 지키는 실천임을 체감하게 해야 한다.
고령층에게는 쉽고 편리한 그림 설명과 신체적 제약을 고려한 체험 중심 교육이 효과적이다. EM(유용미생물) 발효액 만들기, 올바른 음식물 쓰레기 감량 기술 등 생활 속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천 방법을 전달해야 한다.
청소년과 학부모에게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가정 내 실천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업사이클링 제품 제작과 자원순환센터 현장 견학 등 경험 중심의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환경의 가치가 내면화된다.
녹색환경연합, 미디어 역량 더해 변화 선도해야
녹색환경연합(중앙회)은 10년간 쌓아온 현장 경험과 최근 확보한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하여, 이러한 세대통합 환경교육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인터넷신문 '녹색환경투데이' 사업을 주식회사 드림앤투데이를 통해 출간하면서 환경 정보 전달의 새로운 채널을 확보한 만큼, 다음과 같은 역할을 적극 수행해야 한다.
첫째, 부천시와 협력하여 계층별 맞춤형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해야 한다. 2026년 상반기 추진 예정인 '주민참여 자원순환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다문화가정과 고령자를 위한 특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교육 대상 100명 중 다문화가정 10명, 고령자 20명을 포함한 것은 좋은 출발이지만, 이를 확대하여 부천시 전역으로 파급시켜야 한다.
둘째, 인터넷신문을 통해 환경교육 콘텐츠를 생산하고 확산해야 한다. 청소년 기자단, 다문화가정 리포터, 시니어 환경지킴이 등 주민 참여형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여, 환경 실천 사례를 발굴하고 공유함으로써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일회성 교육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미디어의 역할이다.
셋째, 부천시의 '2030 탄소중립' 정책과 연계하여 주민 주도형 환경실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환경부의 '환경교육도시' 사업 참여 기반을 마련하고, 카카오톡 단체방과 SNS를 통한 정보 공유 시스템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는 단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부천시 환경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길이기도 하다.
넷째, 교육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환류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3개월 후 실천도 추적조사를 통해 프로그램의 효과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 내용과 방법을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야 한다. 교육 만족도 85% 이상, 가정 내 분리배출 실천율 90% 이상이라는 목표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부천시 환경 개선의 구체적 지표다.
77만 시민이 주체가 되는 탄소중립 도시로
부천시의 환경 문제는 행정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77만 시민 한 명 한 명이 자원순환과 탄소중립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 출발점이 바로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통합적 환경교육이다.
다문화가정 어머니가 모국어 안내서를 보고 정확한 분리배출을 실천하고, 70대 어르신이 쉬운 그림 설명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며, 중학생이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화분을 집에 가져가 부모님께 자랑하는 그날, 부천시의 재활용률은 전국 최고 수준을 넘어설 것이다.
녹색환경연합은 이러한 변화의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 10년간 쌓아온 현장 경험과 새롭게 확보한 미디어 역량을 결합하여, 부천시를 환경교육과 시민참여의 모범도시로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것이 환경단체의 사회적 책무이자, 초고령·다문화 시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우리 모두의 과제다.
[용어 설명]
초고령 사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 부천시는 18%로 초고령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음
EM(유용미생물): 인체와 환경에 유익한 미생물 복합체로, 발효액이나 비누를 만들어 생활 속에서 화학세제를 줄이는 데 활용됨
업사이클링: 버려지는 물건이나 폐자재에 디자인과 가치를 더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재활용 방식
자원순환: 폐기물의 발생을 억제하고 발생된 폐기물을 적정하게 재활용·에너지화하여 자원의 소비를 줄이는 순환 체계
환류 체계: 사업이나 프로그램의 결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다시 기획과 실행 단계에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