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환경투데이 이영수 편집인) 부천시 소사본동 일대는 9,000여 세대가 거주하는 고밀도 주거지역이다. 하지만 1인당 공원면적은 약 6㎡로 WHO 권장 기준 9㎡에 크게 못 미친다. 이는 단순한 편의시설 부족 문제가 아니다. 기후위기 시대, 도시 회복력의 핵심인 녹색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도시 공원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공원은 연간 1㏊당 168톤의 CO₂를 흡수하는 탄소저장고다. 여름철 도시열섬 현상을 2-8℃ 완화하고, 미세먼지를 30-40% 감소시키는 천연 공기정화기 역할도 한다. 소사대공원 예정지 96,084㎡가 조성되면 연간 약 161톤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소사대공원의 환경적 가치는 더욱 특별하다. 과거 한미재단 4-H 훈련농장이 있던 이곳은 이미 일정한 생태 기반을 갖추고 있다. 적절한 복원을 통해 도시 생물다양성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 편백나무 테마숲과 생태계류 계획은 시민들에게 살아있는 환경교육 공간을 제공할 것이다.

환경교육 관점에서도 소사대공원의 의미는 크다. 기후변화 교육, 자원순환 체험, 생태계 관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능하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연과 교감하며 환경의식을 기를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될 것이다. 이는 부천시가 추진하는 '2030 탄소중립' 정책의 시민 참여 기반을 넓히는 효과도 기대된다.

문제는 8년째 이어지는 사업 지연이다. 이미 매입 완료된 35,560㎡ 부지가 방치되면서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귀중한 시간을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매년 폭염과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시민들에게 녹색 쉼터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시민사회가 제안한 '계절별 꽃 테마공원' 임시 조성안은 현실적 대안이다. 최소 비용으로 즉시 실행 가능하며, 방치된 부지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공원의 환경적 가치를 미리 체험하고, 본격적인 조성사업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다.

기후위기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전 세계가 그린인프라 확충에 나서는 지금, 부천시도 환경 가치 중심의 도시계획으로 전환해야 한다. 소사대공원은 탄소중립 도시, 회복력 있는 도시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더 이상 미룰 시간이 없다.

[용어설명]

도시열섬: 도시 중심부 기온이 주변보다 높아지는 현상

그린인프라: 자연 생태계 기능을 활용한 친환경 도시기반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