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환경투데이 = 편집위원회] 부천시가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향후 10년의 청사진을 내놨다. 2024년 12월 발표된 「제1차 부천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2025~2034)」은 "시민과 동행하는 지속가능한 탄소중립 도시, 부천"을 비전으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2% 감축하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담고 있다.이에 시민사회단체인 녹색환경연합중앙회는 이번 계획을 심층 분석하고,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과 계획의 미비점을 짚어보았다.
■ 핵심은 '건물'과 '수송'... 부천형 탄소중립의 골자
부천시의 온실가스 배출 특성은 명확하다. 인구 밀도가 높고 건물이 빼곡한 도시 특성상 건물 부문이 전체 배출량의 약 61%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시는 ▲노후 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신축 건물 제로에너지화 ▲공공주도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두 번째로 비중이 높은 도로·수송 부문(35%)에서는 전기·수소차 등 무공해차 보급 확대에 전체 예산의 절반 가까운 48.5%(약 7,886억 원)를 투입해 대대적인 전환을 예고했다. 아울러 생활폐기물 원천 감량과 도심 속 자투리 땅을 활용한 '틈새 녹지' 확충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 "감시와 참여, 시민사회의 역할이 성패 가른다"
녹색환경연합중앙회는 이번 계획이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시민사회의 '현미경 감시'와 '능동적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건물 부문에 대한 집중 감시가 시급하다. 부천시 탄소중립의 승패는 결국 건물 에너지 효율화에 달려 있다. 녹색환경연합중앙회 관계자는 "공공건물의 그린리모델링이 계획대로 이행되는지, 민간 신축 건물의 녹색건축 설계 기준이 엄격히 적용되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민 주도 실천 운동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가정과 상가의 에너지 절약, 일회용품 없는 소비 문화, 대중교통 이용 생활화는 행정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녹색환경연합중앙회는 부천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 포함된 시민참여형 재생에너지 확대 방향에 따라,‘탄소중립포인트’ 가입 확대 캠페인과 함께 시민들이 에너지 생산의 주체가 되는 ‘시민햇빛발전소’ 참여 운동을 적극 전개할 계획이다.
■ "재생에너지·예산·교통... 3大 미비점 보완해야"
계획의 한계점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도 이어졌다. 녹색환경연합중앙회는 다음 세 가지를 핵심 미비점으로 꼽으며 부천시에 보완을 요구했다.
첫째, 재생에너지 자립의 구조적 한계다.
부천시는 좁은 면적으로 인해 재생에너지 설치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계획서에서도 이를 '약점'으로 인정하고 있다. 단체는 "단순히 보급 목표만 세울 것이 아니라,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이나 방음벽 태양광 등 도심형 태양광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시민 펀드를 통한 발전소 건립 등 더욱 과감한 분산형 에너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둘째, '예산 확보'의 불확실성이다.
10년간 소요되는 1조 6천억 원의 예산 중 부천시가 자체적으로 감당해야 할 시비 부담률이 무려 68.5%(약 1조 1,130억 원)에 달한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부천시 현실을 고려할 때,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 없이는 사업이 좌초될 우려가 크다. '기후대응기금' 조성 등 안정적인 재원 마련책이 시급히 구체화되어야 한다.
셋째, 수송 부문의 '반쪽짜리' 대책이다.
예산이 집중된 전기차 보급은 필수적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차량 자체를 줄이는 강력한 교통 수요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 도심 주차 상한제, 과감한 도로 다이어트, 보행자 및 자전거 중심의 도로 개편 등 자가용 이용을 불편하게 만드는 정책이 빠진 탄소중립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 마치며: 선언을 넘어 행동으로
녹색환경연합중앙회는 "부천시의 탄소중립 계획 수립을 환영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매년 이행 점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시정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촉구해야한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부천시와 시민사회, 그리고 시민 모두가 '원팀'이 되어 행동에 나설 때, '탄소중립 도시 부천'은 비로소 현실이 될 것이다.
[녹색환경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