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자료 제공

[부천=녹색환경투데이] 경기도와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 23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25 경기도서관 국제컨퍼런스'가 국내외 도서관 전문가와 시민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기후환경, AI, 지식과 미래를 잇는 도서관'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25일 개관하는 경기도서관을 기념하며, 기후위기와 인공지능 시대에 대응하는 도서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도서관, 기후위기 대응의 최전선으로

이날 컨퍼런스의 핵심 메시지는 도서관이 단순한 지식 저장소를 넘어 기후위기 대응의 실천 공간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개막 리더스 포럼에서 배우이자 기후운동가 박진희는 "도서관은 시민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실천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교육과 소통의 장"이라며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환경 감수성을 키워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진형 데이터마케팅코리아 대표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환경 정보를 제공하고,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독서 패턴을 추천하는 등 기술과 환경이 융합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재천 교수 "도서관은 기후위기 이해의 열린 공간"

기조강연에 나선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생명다양성재단 대표)는 "도서관이야말로 시민이 기후위기를 이해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고 역설했다.

최 교수는 "기후위기는 과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이 모두 연결된 융합적 과제"라며 "도서관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연결하고 시민들의 집단지성을 모으는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그는 "경기도서관이 국내 최초로 '기후·환경 특화 도서관'을 표방한 것은 매우 선구적인 결정"이라며 "전국 도서관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도서관협회연맹 차기 회장 "지속가능성이 미래 도서관의 핵심"

테 파에야 파링아타이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 차기 회장은 화상 연결을 통해 "지식 접근의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은 미래 도서관의 핵심 가치"라고 밝혔다.

그는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도서관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특히 기후행동(SDG 13)과 질 좋은 교육(SDG 4)을 연계하는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기도서관이 아시아 지역 기후·환경 도서관 네트워크의 허브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국제 협력 의사를 밝혔다.

AI 시대, 도서관의 진화 방향 제시

오후 세션에서는 'AI 시대의 독서력과 도서관의 역할'이 집중 논의됐다. 참가자들은 AI가 정보 검색을 대체하는 시대에도 도서관만의 고유한 가치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백은별 작가는 "AI가 답을 주는 시대일수록, 질문하는 힘을 기르는 공간으로서 도서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깊이 있는 사색과 성찰, 인간적 연결이 일어나는 곳이 바로 도서관"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를 활용한 도서관 서비스 혁신 방안도 제시했다. ▲AI 큐레이션을 통한 맞춤형 환경 도서 추천 ▲챗봇을 활용한 24시간 환경 정보 상담 ▲가상현실(VR)로 체험하는 기후변화 시뮬레이션 등이 논의됐다.

경기도서관, 탄소중립 실천 모델 제시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25일 개관하는 경기도서관의 친환경 운영 계획도 공개됐다. 경기도서관은 ▲태양광 발전 시설 ▲빗물 재활용 시스템 ▲에너지 절감형 LED 조명 ▲종이 없는 디지털 열람실 등을 갖춰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그린 도서관'으로 운영된다.

특히 도서관 내에 '기후·환경 특화 자료실'을 별도로 마련해 기후위기 관련 국내외 자료를 집중 수집·제공하고, 시민 대상 환경 교육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또한 '경기도 공공도서관 기후행동 네트워크'를 구축해 도내 309개 공공도서관이 함께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사람·AI·지구가 공존하는 미래 도서관"

오후석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은 폐막사에서 "이번 국제컨퍼런스는 단순한 학술 행사를 넘어 '사람·AI·지구가 공존하는 미래 도서관'의 비전을 제시한 자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도서관이 국내외 도서관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지속가능한 지식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특히 기후·환경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전국 도서관의 모범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 "도서관에 대한 인식 전환의 계기"

컨퍼런스에 참가한 김모(45·수원시) 씨는 "도서관이 책만 읽는 곳이 아니라 기후위기 해결의 실천 공간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이 신선했다"며 "앞으로 도서관을 더 자주 이용하며 환경 실천에 동참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이모(38) 씨는 "AI 시대에 도서관의 존재 이유를 고민했는데, 오히려 인간적 가치와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공간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방향을 찾았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2015년 UN이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로,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인류 공동의 17개 목표

탄소중립(Carbon Neutral):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그린 도서관(Green Library): 친환경 건축과 운영으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도서관

작성: 녹색환경투데이 문화부 작성일: 2025년 10월 26일

2025 경기도서관 국제컨퍼런스 현장 자료는 공식 누리집(2025glic.co.kr)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