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거리는 화려한 조명으로 빛나고 사람들의 발길은 각종 송년 모임으로 분주하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회포를 푸는 자리는 즐겁지만, 그 화려한 축제가 끝난 뒤의 풍경은 과연 아름다운가? 테이블 위에 산더미처럼 쌓인 플라스틱 컵, 뜯겨나간 포장재, 반도 먹지 않고 버려진 음식물들은 우리 시대 '풍요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동안 우리는 '손님 대접'이라는 미명 하에, 혹은 '뒷정리의 편리함'을 이유로 일회용품 사용을 당연시해왔다. 행사 주최 측은 "인력이 부족하다"고 항변하고, 참여자들은 "위생적"이라며 종이컵을 집어 든다. 하지만 단 몇 시간의 편의를 위해 사용된 이 쓰레기들은 수백 년 동안 지구를 떠돌며 우리 환경을 옥죄게 된다.
이제는 모임의 성공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 얼마나 화려하게 준비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적은 쓰레기를 배출했느냐'가 그 모임의 품격을 결정하는 시대다. 이에 녹색환경연합은 올 연말, 시민들에게 '쓰레기 없는 모임(Zero Waste Gathering)'을 제안한다. 이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환경을 위해 약간의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약속이다.
첫째, '내 컵(텀블러) 갖기'를 모임의 기본 에티켓으로 정하자. 녹색환경연합은 캠페인을 통해 "텀블러는 환경을 지키는 최소한의 무기"라고 강조해왔다. 모임 공지사항에 드레스코드는 지정하면서 왜 '에코 코드'는 넣지 않는가? "개인 컵 지참 시 환영"이라는 문구 하나가 모임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둘째, 다회용기 사용을 두려워하지 말자. 최근 많은 지자체와 사회적 기업들이 행사장으로 다회용 접시와 수저를 대여해주고, 수거 및 세척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녹색환경연합 회원들부터 솔선수범하여 일회용 접시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 설거지의 번거로움은 환경을 지켰다는 뿌듯함으로 충분히 보상받는다.
셋째, 음식은 '남기지 않을 만큼'만 준비하는 미덕이 필요하다. 부족한 듯 준비하여 싹 비운 접시를 보는 것이, 풍족하게 차려놓고 절반을 버리는 것보다 훨씬 윤리적이다.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는 탄소 중립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 중 하나다.
물론, 익숙한 편리함을 버리는 것은 쉽지 않다. 설거지는 귀찮고, 무거운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일은 번거롭다. 그러나 녹색환경연합은 단호히 말한다. 그 '귀찮음'이 우리가 누리는 자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버린 플라스틱이 결국 미세 플라스틱이 되어 우리의 식탁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진정한 환대는 손님에게 일회용품을 쥐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죄책감 없이 즐길 수 있는 '깨끗한 시간'을 선물하는 것이다. 이번 연말, 당신의 모임이 끝난 자리에 남는 것이 '쓰레기 봉투'가 아니라 녹색환경연합과 함께 환경을 지켰다는 '자부심'이기를 바란다.
[함께 실천해요] 녹색환경연합의 '친환경 모임' 체크리스트
1. 초대장은 모바일로: 종이 청첩장이나 현수막 대신 모바일 초대장 활용하기.
2. 이름표는 재사용: 일회용 스티커 대신 회수 가능한 목걸이형 명찰 사용 후 반납.
3. 식사는 적당히: 뷔페보다는 먹을 만큼만 덜어 먹는 문화 정착.
4. 용기는 다회용: 부득이한 경우 생분해성 제품보다는 씻어 쓰는 다회용기 우선 사용.
5. 뒷정리는 분리배출: 발생한 쓰레기는 철저히 분리하고, 되가져가기 운동 실천.